강동원 탈당… ‘호남발 정계개편’ 가시화되나

강동원 탈당… ‘호남발 정계개편’ 가시화되나

입력 2013-05-02 00:00
수정 2013-05-0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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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순창이 지역구인 진보정의당 강동원 의원이 2일 탈당, 정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설이 나도는 시점에서 강 의원이 당을 박차고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강 의원의 지역 기반이 호남이라는 점에서 ‘호남발(發) 정계개편’이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역구인 남원ㆍ순창에 진보정의당 당원이 존재하지 않아 내년 6월 지방선거에 후보를 내세울 수 없는 점과, 탈당을 권유하는 지역 민심을 내세워 탈당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지역민심을 이유로 탈당하면서 호남이 텃밭인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호남=민주당’으로 통했으나 강 의원은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행(行)을 택했다. 호남 민심이 민주당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의 탈당이 ‘안철수 신당설’과 맞물려 이뤄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강 의원은 ‘안철수 신당’이 현실화되면 합류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강 의원은 회견에서 “안철수신당과 무관하게 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도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이렇게 됐는데, 우선 무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민심 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탈당이 ‘안철수 신당’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민주당이 작년 대선 패배에 이어 4·24 재·보선 참패로 지지자들로부터 수권정당으로서의 신뢰를 잃고 있는 점이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측면이 있다.

최근 호남지역 여론조사에서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안철수신당’이 기존 민주당보다 훨씬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욱이 안 의원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전후해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호남 민심은 출렁이며 ‘안철수 쏠림’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안철수 캠프’에서 국정자문단지원실 부실장을 지낸 이상갑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호남에서 ‘이제는 도저히 민주당으로는 안될 것 같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지면서 안 의원이 새로운 선택지로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의원 탈당이 반대로 ‘안철수 신당’의 폭발력을 제한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아직 신당에 대한 정지작업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탈당이 단행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들의 ‘안철수 경계심’을 강화시킨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무소속 단기필마 신세로 국회에 입성한 안 의원이 국회에서 정치력을 발휘하고 세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의원들과 협력하고 도움도 받아야 하는데, 이번 일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친노(친노무현)·주류측의 이용섭 후보는 비주류인 김한길 후보가 대표에 선출되면 안 의원과 연대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안철수 경계론’을 경선에 끌어들이고 있다.

안 의원이 신당 추진에 대해 “너무 나간 얘기”라며 펄쩍 뛰고 있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안 의원은 강 의원의 탈당에 대해 “사전에 얘기가 없었다”며 자신과 연관짓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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