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혁신의 고통 감내해야”
5·4 전당대회로 새롭게 출범한 민주당 김한길 대표 체제가 6일 고강도 혁신 드라이브에 팔을 걷어붙였다.등돌린 민심을 다독이면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잠재워 제1야당의 위상을 본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서는 근본적 쇄신이 ‘발등의 불’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조만간 혁신위원회를 구성, 당 쇄신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일 대표 수락연설문에서 “당장 고강도 혁신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겠다”면서 ▲상향식 공천제도 정착 등 정당 민주주의 실천 ▲정책정당 면모 강화 ▲외부 인사 발굴 및 대탕평 인사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혁신 작업의 1차 관문은 계파정치를 청산해 민주당의 고질병으로 꼽혀온 계파 갈등을 해소하면서 내부 결속과 당내 화합을 기하는 일이라는 데 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당장 당직 인사가 ‘김한길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의 전진배치로 혁신의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그가 천명한 대로 ‘대탕평’의 첫단추를 끼워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당직 인선을 조기에 마무리한 뒤 정당 개혁과 국회의원 기득권 타파 등 정치개혁 등 분야별 혁신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부 자리는 적임자 찾기가 쉬워 보이지 않아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화두는 단연 ‘혁신’과 ‘계파청산’이었다. 이날 회의는 새 지도부의 첫 공식 회의였다.
민주당은 당 대표실의 배경그림(백드롭)을 연두색과 초록색이 섞인 바탕 화면에 ‘민주당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문구로 바꿔 새 출발의 의지를 다졌다.
김 대표는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를 강조하며 “혁신은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요구하겠지만, 우리 모두는 기꺼이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계파 청산의 약속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대의명분과 옳음을 한꺼번에 갖추도록 범야권의 통합을 이뤄나가도록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수권정당’, ‘정당다운 정당’을 내걸며 “계파 청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고, 양승조 최고위원은 “혁신의 출발은 대탕평과 공천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진주의료원, 쌍용차, 골목상권이 우리의 현장”이라면서 “안 의원과의 세력 단일화를 위한 시간이 길지 않다”며 현장 중심의 당 운영,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천명한 당의 혁신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대를 통해 비주류가 당의 전면에 나서며 신(新)주류를 형성하며 혁신드라이브에 나섰지만 그동안 당을 주도해왔던 친노(친노무현)·구주류가 김 대표의 당혁신 방향과 내용에 대해 반발할 경우 계파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뼈를 깎는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는데 김 대표의 고민이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