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서 당일치기로 일정 축소…‘계파청산 선언’ 예정정책위주 프로그램…‘北 실상’ 영화관람
새누리당 의원들이 10일 20대 국회 출범 이후 첫 정책 워크숍을 열었다. 당의 화합과 정권 재창출을 다짐하기 위해서다.이날 연찬회 장소인 경기도 과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의원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오전부터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권성동 사무총장 등 지도부의 인사말에 이어 곧바로 특강이 이어졌다.
정 원내대표는 행사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대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경제위기, 안보위기,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집권 여당 의원들이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행사장에는 ‘다함께 협치, 새롭게 혁신’이라는 구호의 현수막이 걸렸다. 참석자들도 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바탕에 같은 문구를 하얀색 글씨로 인쇄한 단체 티셔츠를 입었다. 여소야대의 3당 구도에서 여야의 협치(協治)를 강조하는 한편, 당이 거듭나야 한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10개월 전 충청남도 천안의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렸던 의원 연찬회 현수막의 구호는 ‘4대 개혁 완수’와 ‘총선 필승’이었다.
구호와는 정반대로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이날 워크숍 일정도 애초 계획했던 1박2일에서 당일치기로 축소했다. 1박2일로 치르면 불가피하게 술자리로 이어지고, 여기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눈총만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참석자는 확 줄었다. 지난해 연찬회에는 140여명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을 모두 모아도 12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행사 초반 참석 의원은 100명 남짓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열린 지난해 연찬회에선 이튿날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했지만, 이번에는 현재까지 그런 ‘깜짝 이벤트’가 없다.
차분한 기조 속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개혁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김장수 정치학 박사가 ‘20대 국회와 대선전략’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의원들이 관심 사안에 따라 분임 토의를 하는 등 프로그램도 정책 위주로 짜였다.
보수 정당으로서 북한의 실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를 함께 관람하고 남성 중심적 문화를 바꾸기 위해 양성평등 교육을 받기도 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가정보원 관계자가 각각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및 관련된 주요 법안과 사이버테러방지법의 내용을 설명하는 등 ‘일 하는 국회’의 콘셉트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워크숍 참석자들은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딛고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일치단결하자는 모습을 보였다.
당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된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등 계파주의를 뿌리 뽑자는 취지에서 행사 마지막에는 ‘계파청산선언문’ 채택이 예정돼 있다.
정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에 “오늘 행사에선 계파 갈등이 노출되는 볼썽사나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자중자애하며 국민의 시선을 늘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정책 중심으로 토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일단 가만히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박계 의원도 “예상과 달리 시끌벅적한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동료 의원’이던 김재원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인사차 방문할 예정이다. 김 수석은 20대 국회의 의미를 담아 수박 20통을 들고 올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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