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차출론’ 저격한 우상호… 대선 패배로 더 멀어진 86친구[INTO]

‘송영길 차출론’ 저격한 우상호… 대선 패배로 더 멀어진 86친구[INTO]

이민영 기자
입력 2022-04-01 01:49
수정 2022-04-01 01:5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엇갈린 길 가는 ‘40년 지기’

지난해 6월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유했다. 명단에는 송 대표의 40년 지기 우상호 의원이 있었다. 두 친구의 관계는 그때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 송 대표가 여러 차례 우 의원의 집에 찾아가 탈당 조치를 받아 달라고 읍소했지만 우 의원은 끝내 거부했다. 우 의원은 결국 두 달 뒤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둘의 관계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송 대표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우 의원에게, 우 의원은 억울한 친구의 처지를 몰라주는 송 대표에게 서운했을 것이다.

59세, 연세대 81학번 동기인 두 친구의 인연은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송영길 전 대표와 국문학과에 입학한 우 의원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송 전 대표가 16대 국회에, 우 의원이 17대 국회에 차례로 입성했다. 

같은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학생운동권 출신이지만, 정치적 커리어는 달랐다. 우 의원은 국회를 벗어나지 않았다. ‘대변인 전문가‘로 불리며 당, 원내, 선거캠프 등 대변인만 여덟 차례 지냈을 만큼 당내 주류의 길을 걸었다. 우 의원은 평소 아끼는 후배 의원에게도 “대변인을 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요한 내용을 전부 숙지하고 그것을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정치인에게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반면 송 전 대표는 국회뿐 아니라 광역단체장인 인천시장을 역임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두 친구의 현재 정치적 처지는 지난해부터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 송 전 대표는 친문(친문재인) 홍영표 의원을 누르고 당대표로 뽑혔는데, 이재명계 등 비문의 결집 덕분이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이재명 전 후보를 위해 헌신했고, 대표적인 친명(친이재명)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우 의원은 대선을 40여일 남겨 둔 지난 1월 말 선대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 뒤늦게 합류했다. 

대선에서 이 전 후보가 열세를 면치 못하자 송 전 대표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86 용퇴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당내 호응은 미지근했다. 오히려 이틀 뒤 86세대의 대표 격인 우 의원이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송영길과 우상호의 불출마 선언으로 우리의 의지가 충분히 전달됐다”며 “그 문제(86 용퇴론)가 더 길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 전 대표의 용퇴론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앞서 우 의원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 출마하며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친 바 있다.

대선 패배 후 우 의원은 패배의 책임을 지고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임박한 지방선거뿐 아니라 다음 총선에도 불출마하겠다고 했으니 당분간 정계 은퇴나 다름없는 처지다. 반면 지방의 사찰을 돌며 잠행하던 송 전 대표는 갑자기 서울시장 차출론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당 대표로서 대선에서 패배했던 사람이 대선 직후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 이 같은 반전에는 0.73% 포인트의 아까운 패배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이미지를 얻은 것과 함께 이 전 후보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똑같은 대선 패배 지도부인데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우 의원은 뒷전으로 밀린 셈이다. 더욱이 우 의원은 오랫동안 서울시장을 꿈꿨던 정치인이다. 우 의원의 지금 심경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는 지난 28일 TBS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를 저격했다. 우 의원은 “송영길, 우상호는 어쨌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들”이라면서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바로 그다음 선거의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 의원의 비판에도 아랑곳없이 송 전 대표를 향한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일 정도에는 아무튼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날 대선 패배 후 첫 공개 석상에서는 무학대사까지 언급하며 서울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은근히 과시했다. 이 뉴스를 우 의원도 접했을 것이다.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김길영 대표의원(강남6)이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제12대 서울시의회 운영 방향과 함께 부동산 규제 완화, 청년 정책 패러다임 전환, ‘G3 서울 플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 비전을 밝혔다. 우선 의정 각오로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의회는 상호 비방하는 의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하는 의회”라며 “소수 여당으로서 철저히 정책과 대안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서울시 최대 현안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주거 안정’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명확히 했다. 주거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며, 시장과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공급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도시와 시민의 삶이 변한 만큼 일괄적 규제가 아닌 합리적인 ‘핀셋 규제’와 과감한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현실에 부합하는 부동산 정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또한 제12대 의회 개원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서명해 제1호 안건으로 발의한 ‘G3 서울 플랜 지원 결의안’의 당위성도 언급됐으며 “서울을 글로벌 Top 3 도시로 도약시키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라
thumbnail - 김길영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일하는 의회, 정책으로 승부할 것”

두 친구가 지금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눌까. 학창 시절 두 사람의 이념은 같았지만 성정은 달랐다. 우 의원은 시인이 꿈이었고 송 전 대표는 외교관을 꿈꿨다. 86그룹의 한 의원은 “우 의원은 고민이 생겨서 찾아가면 밤새워 같이 술을 마시며 위로해 줄 사람이고, 송 전 대표는 밤새워 토론해서 결론을 내려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금 두 사람이 만난다면 누가 위로를 건네고, 누가 결론을 내려 줄까.
2022-04-0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