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사 “실종자가 가이드라인 잡는 악몽 꾼다”

잠수사 “실종자가 가이드라인 잡는 악몽 꾼다”

입력 2014-05-14 00:00
수정 2014-05-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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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본부 “트라우마 우려”…잠수사 대상 정신 선별검사 시행

수색작업에 참여 중인 잠수사들이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희망자에 한해 정신감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14일 오전 세월호 침몰 현장에 정박한 바지선에서 잠수 수색을 하고 있는 언딘 소속 잠수사 김현철(39·가명)씨는 최근 며칠 심각한 악몽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어젯밤에는 구조되지 않은 실종자 한 명이 가이드라인을 잡고 있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또 “잠수작업을 위해 대기 중인데 바지선이 뒤집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악몽도 꾼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특히 시신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하게 변해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워 실제로 선체 내부를 수색하다 실종자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면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심한 심적 부담을 토로했다.

”매번 마음의 부담을 가지고 잠수하는데 바지선 위에서 수색작업을 지켜보는 가족들을 어찌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김씨는 말했다.

악몽으로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상황은 체력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김씨와 같은 잠수사들은 잠을 자기 위해 안정제나 수면제라도 복용하고 싶지만, 혹시나 잠수작업에 영향을 줄까 봐 차마 복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특히 “선체 내부의 붕괴 위험 탓에 잠수사들이 위축되어 있다고 지적하지만, 이 보다도 실종자를 마주하며 생긴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잠수하는데 더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실종자 수색에 참여하고 있는 잠수사들에 대한 심리지원 추진하고 있다.

이날 희망자들에게 정신검사 선별 검사지를 배포하여 선별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며 검사결과 위험군으로 분류된 잠수사들은 상담 및 치료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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