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떠넘기고 복지는 없다” 지자체에 뿔난 경찰 거리로

“일만 떠넘기고 복지는 없다” 지자체에 뿔난 경찰 거리로

입력 2021-03-31 20:54
수정 2021-04-0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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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시행 자치경찰제 조례안 싸고 파열음

서울시, 조례안 바꿔 사무범위 포괄 규정
경찰 직장協 “업무 전가돼 치안 공백 우려”

충북선 일선 경찰관 복지 혜택 제한 논란
道 “표준안대로면 年40억 추가 부담” 난색
업무 조정 때 ‘警 의견 들어야’ → ‘들을 수’
지자체·경찰 신경전 팽팽… 중립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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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직장협의회 대표단이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의 자치경찰 조례안 수정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서울경찰청 직장협의회 대표단이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의 자치경찰 조례안 수정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오는 7월 전면 시행될 자치경찰제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경찰청의 샅바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경찰은 더 많은 복지 혜택을 누리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이참에 지자체가 해 온 귀찮은 단속 업무를 자치경찰에 떠넘기려 한다며 거리로 나섰다.

경감·6급 이하 경찰관으로 구성된 서울경찰청 직장협의회는 31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사전 협의 없이 지자체 업무를 경찰로 전가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 경찰청이 마련한 표준조례안을 검토하고 서울경찰청에 검토 의견을 보냈다. 서울시는 사무 범위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명시된 표준조례안을 수정해 사무 범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직협은 “이대로라면 방역법 위반 과태료 부과, 노숙인 관리 등 지자체 업무가 전가될 우려가 있다”며 “지자체 일을 경찰이 하다 보면 정작 긴급신고가 들어왔을 때 출동할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경찰들은 ‘서울시장과 서울경찰청장이 필요하다고 합의한 사무는 추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조례안 2조 3항의 삭제도 요구했다. 시의회를 거치지 않고 사무 범위를 자의적으로 늘릴 수도 있는 조항이므로 삭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방에선 경찰과 지자체의 갈등이 더 심하다. 충북경찰청 산하 경찰서 직장협의회는 지난 29일부터 충북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충북도가 지난 23일 입법예고한 조례안 내용 때문이다.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으로 구성된 자치경찰 사무국 근무자 중에서 경찰을 제외한 공무원에게만 복지를 지원하겠다는 문구가 문제가 됐다. 직협은 지구대나 파출소 등 일선 현장 경찰관들도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므로 동등한 복지 혜택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충북도는 “현재 도청 직원들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지원되는 복지포인트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니 연간 최대 4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난감해했다.

양측은 자치경찰 사무 범위를 놓고도 충돌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초 각 지자체에 내려보낸 자치경찰제 표준조례안은 업무 범위를 조정할 때 ‘광역단체장이 지방경찰청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강제 조항을 담았지만 충북도는 이를 ‘들을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바꿨다. 경찰은 치안 전문성이 떨어지는 지자체장이 반드시 경찰청장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충북도는 “표준안의 의무 규정이 지방자치 본질인 자치입법권과 배치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경찰을 중재할 중립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중립적인 전문가가 참여할 가능성이 제한돼 있다”며 “주민 대표나 경찰 업무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 중재해 갈등을 수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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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21-04-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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