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알아야 할 대처법
뇌전증 환자는 돌발적으로 발작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경험이나 사전 지식이 없을 경우 당황하기 쉽다. 그런 만큼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미리 숙지해 두면 그만큼 대처가 쉽다. 뇌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일반인들이 기본적인 발작 형태로 알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거나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 근육의 지속적인 수축 때문에 전신을 떠는 증상 등이 그것이다.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초점 없는 눈으로 한 곳을 멍하게 쳐다보는가 하면 입맛을 쩝쩝 다시거나 물건을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단추를 끼웠다 풀었다 하는 등 의미없는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그뿐이 아니다.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추고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거나 고개를 떨어뜨리는 증세가 5∼10초간 지속되기도 하고, 불규칙한 근수축이 신체 양측에 나타나 깜짝 놀라듯 식사 중인 숟가락이나 양치질하던 칫솔을 떨어뜨리는 행동도 흔한 증상이다. 이런 발작 증상은 대부분 2분 정도면 저절로 그치기 때문에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주변의 위험요인을 제거한 뒤 정신을 차릴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좋다.
발작 증상이 나타날 때는 침 등 입 속 분비물이 많아지는 데다 삼키는 기능이 억제돼 침이나 콧물 등이 기도로 흡입되기 쉽다. 따라서 환자를 편안하게 옆으로 눕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성호 교수는 “발작 증상이 나타날 때 억지로 약을 먹이거나 손발을 따는 등의 시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한번 증상이 발생하면 발작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때는 환자를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옮겨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창호 교수는 “뇌전증은 평소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물론 금주와 충분한 수면, 과로나 스트레스 조절이 필요하며, 한약 등 다른 약은 복용하기 전에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3-05-06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