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 자막, 외국어·비속어·오자 넘친다”

“오락프로 자막, 외국어·비속어·오자 넘친다”

입력 2011-07-03 00:00
업데이트 2011-07-0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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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지상파 주말 오락프로그램 모니터링

“모닝 까나리 시음 중”·”빡세게 해봐요”(이상 해피선데이), “히릿”(Hit It)·”직딩 팬클럽”(이상 무한도전), “낭만의 절정 떼창 분위기로”(일요일이 좋다).

주말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지상파 TV 오락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자막들이다.

KBS의 ‘해피 선데이’는 ‘모닝 커피’에서 왔을 법한 ‘모닝 까나리’라는 국적 불명의 신조어를 만들었고 ‘빡세게’라는 비어를 자막 글로 적어 넣었다.

SBS ‘일요일이 좋다’의 ‘떼창’(떼로 하는 노래)이라는 표현은 인터넷 상에나 있을 법한 통신언어가 자막에 등장한 경우다. MBC ‘무한도전’은 ‘히릿’과 ‘직딩’(직장인)같이 잘 쓰지 않은 외국어와 통신 언어를 자막에 적었다.

이처럼 주말 지상파 방송의 오락프로그램에 외국어 표현이나 비속어 등 잘못된 언어 사용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제기됐다.

방통심의위는 3일 ‘지상파 주말 오락프로그램의 자막사용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자막에 불필요한 외국어와 통신 언어가 사용되거나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부적절한 표현과 표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5월 21일 방송된 ‘무한도전’, 같은 달 22일 방송된 ‘해피 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와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Kiss&Cry, 러닝맨)를 살펴봤다.

자막에 불필요한 외국어가 사용된 경우에는 출연자의 음성언어를 그대로 옮겨 적은 사례가 많았지만, 제작진이 직접 외국어를 사용한 자막을 넣은 경우도 있었다.

’제 와이프(→아내)는 마니아입니다’(김태원/해피 선데이), ‘아~스멜(냄새)’(정형돈/무한도전)은 출연자가 사용한 외국어를 그대로 옮긴 자막이지만, ‘같은 루트(→경로)로 이동 중인’(해피선데이), ‘네버 엔딩(→끝나지 않은) 간주’(무한도전), ‘핸드메이드(→직접 만든) 링크장(→스케이트장)’에서는 제작진이 만들어 넣은 자막임에도 외국어가 사용됐다.

제작진이 직접 삽입한 자막 중에는 통신언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한 사례도 많이 발견됐다.

’귀요미(→귀여운) 총각쌤(→선생님)’(해피 선데이), ‘폭풍(→좋은) 매너’(일요일이 좋다) 등에서 글자수를 줄여 표현하는 방식의 통신언어가 자막으로 사용됐다.

비속어가 사용된 경우는 ‘빡세게(→제대로 힘들게) 해봐요’(김수미/해피 선데이), ‘깡다구(→강단)이 있잖아’(이혜영/해피 선데이) 등 출연자들의 말을 그대로 자막으로 옮기는 경우였다.

이외에 ‘어디를 가던지(가든지) 병원이 가까운 곳’(해피 선데이), ‘누구껀지(→누구 건지)’(해피 선데이), ‘노래책 뒷 페이지(→뒤페이지)’(무한도전)처럼 맞춤법 표기가 틀리거나 ‘30초만에(→30초 만에)’(일요일이 좋다), ‘이해가 안가네(→이해가 안 가네)’(무한도전), ‘못지 않은(→못지않은) 긴장감’(해피 선데이) 등 띄어쓰기가 잘못된 경우도 있었다.

보고서는 특히 로마자와 한자로 표기된 자막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해피 선데이’와 ‘일요일이 좋다’는 각각 29회와 31회, ‘무한도전’은 11회에 걸쳐 사용됐다.

’Australia’, ‘fighting’, ‘HOT 뜨거워’, ‘女子를 움직이는 건’(이상 해피 선데이), ‘NEW RULE’, ‘Gueen Yuna’, ‘WOW’, ‘100人의 장미 평가단’(일요일이 좋다), ‘회사생활 TIP’, ‘PM 04:00’(이상 무한도전) 등이 사례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시청자들은 방송 언어를 올바른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못된 띄어쓰기나 비어, 통신언어, 불필요한 외국어 등의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며 “출연자가 적절하지 못한 어휘를 사용하더라도 제작진이 자막으로 이를 바로잡아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상 프로그램의 시작 뒤 5분간 자막 등장 회수를 살펴본 결과 1분당 평균 19.5회의 자막이 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한도전’이 1분당 23.6회로 가장 많았으며 ‘해피 선데이’가 19.2회, ‘일요일이 좋다’가 15.8회였다.

자막 사용 빈도는 2006년 조사 당시 1분당 6.3~11.6회였는데, 2010년 조사에서는 평균 16.7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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