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18세기 프랑스 작가다. 자신의 방을 여행한 뒤 ‘나의 침실 여행’을 펴냈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2004, 이레)에서 그를 언급하며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이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장소에선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사물에 흥미를 느끼지만 집이나 동네처럼 습관화된 곳은 그렇지 않다는 것. ‘집콕’이 미덕인 시절,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하라’는 조언이 유용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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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6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