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30년도 견뎠는데 7개월 못 기다리나”

시위대 “30년도 견뎠는데 7개월 못 기다리나”

입력 2011-02-02 00:00
업데이트 2011-02-0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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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하면 됐다”, “아니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이집트 국민의 민주화 시위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오는 9월 차기 대선 불출마 및 정치개혁, 평화적 정권 이양 약속 이후인 2일 눈에 띄게 누그러지고 있다.

민주화 시위 9일째인 이날 카이로 중심부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여전히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날 낮 무바라크 지지자들은 수천여 명이 모여 시내에서 행진했다.

오토바이를 타거나 차량을 탄 일부 청년들은 국기를 내걸고 경적을 울리며 “30년을 기다렸는데 7개월도 못 기다리냐”면서 시내를 돌아다녔다.

특히 이집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전날 이집트 땅에 뼈를 묻겠다는 취지의 발언에 의미를 두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또 다른 젊은이는 “우리는 이집트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A4 용지 크기의 유인물을 시민들과 지나가는 차량에 돌리기도 했다.

50대 초반의 한 남성은 “사람들 사이에 이제 시위를 그만하고 정부가 하는 일을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다”면서 모두가 이집트의 미래를 위해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흐리르 광장에서 가까운 쉐라톤 호텔에서 만난 리야라는 이름의 한 젊은 여성은 “그동안의 혼란이 정리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면서 “이집트를 위해서 잘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 군부는 국영 TV를 통해 “여러분은 요구를 드러내기 위해 거리로 나왔지만 이집트를 일상으로 돌려놓을 능력이 있다”면서 시위대의 업무 복귀를 촉구해 시위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앞서 이집트 군부는 시위대의 행동을 묵인하는 등 이번 민주화 시위의 고비 때마다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이집트 시내는 통행금지 시간이 줄어들고 상점과 주유소가 일부 문을 열고 영업을 재개하는 등 그동안 마비됐던 도심 기능이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다.

시위대와 유혈 충돌 이후 자취를 감췄던 경찰도 이날 주요 길목 곳곳에 복귀해 교통흐름을 통제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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