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거부’ 무바라크의 유화책이란

‘사임거부’ 무바라크의 유화책이란

입력 2011-02-11 00:00
업데이트 2011-02-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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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TV연설을 통해 즉각적인 사임 요구를 거부하는 대신 반(反)정부 시위대를 달래기 위한 유화책을 제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내놓은 유화책은 헌법조항 1개항의 폐지와 5개조항의 개정제안과 치안상황 안정을 전제로 한 비상조치법 해제로 요약된다.

 그가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헌법조항은 179조로,이는 대통령이 테러와 국가안보에 관한 사건을 군사법원에서 처리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헌법은 대통령이 테러에 관한 사건을 어느 사법기관에서 처리하는지를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30년째 유효한 비상조치법(비상계엄령)과 맞물려 사실상 민간인들을 군사법원에서 엄벌하는 식으로 악용돼 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와 야당 등이 반발하고 있는 76조,77조,88조,93조,189조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헌법 76조는 대통령 후보에 무소속 인사가 출마할 경우 선출직 공무원 250명 이상의 지지를 받도록 해 사실상 참여를 봉쇄해 왔다.

 또 헌법 77조는 대통령의 재선을 무기한으로 허용하고 있어 야당은 이를 4년 중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헌법개정을 국민투표를 통해서만 할 수 있도록 한 조항(189조) 역시 수정하게 된다.

 헌법 개정을 통해 그밖에도 선거부정이나 조작이 발생했을 때 법원이 감시 및 유권해석 권한을 가질 수 있고 여당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통령선거 위원회도 개편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제안한 유화책은 정부와 야권이 합의한 개헌위원회를 통해 추진될 예정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발효된 지 30년 된 비상계엄령도 국가의 안보상황이 안정되면 해제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폐지 시점을 못박지는 않았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자신이 임기를 못 채운 채 쫓겨나는 모양새는 피하면서도 여론의 개혁 요구를 일부 수용해 성의를 보이겠다는 포석에서 이같은 유화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내용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대와 야당 측의 즉각적인 사임 요구를 일축하며 나온데다 기존 입장을 구체화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어서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TV연설을 지켜본 시위대는 즉각 반발했으며 주요 단체들은 11일 카이로 시내 6곳에서 각각 집회를 연 뒤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는 ‘100만명 항의 시위’를 강행할 방침이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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