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성지순례 고집하는 종교계에 몸살…성지 진입 시도 충돌

이란, 성지순례 고집하는 종교계에 몸살…성지 진입 시도 충돌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3-17 17:55
업데이트 2020-03-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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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성지순례 고집하는 종교계에 몸살
이란, 성지순례 고집하는 종교계에 몸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란 당국이 16일(현지시간) 종교도시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영묘, 곰의 파티마 마수메 영묘, 잠카란 모스크,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영묘 등 이란의 대표적인 시아파 이슬람 성지 4곳의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곰의 파티마 마수메 영묘 앞에 몰려들어 항의하고 있다. 2020.3.17
AFP 연합뉴스
이란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성지 순례를 금지하자 일부 보수 종교세력이 성지에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이란 당국은 16일(현지시간) 종교도시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영묘, 곰의 파티마 마수메 영묘, 잠카란 모스크,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영묘 등 이란의 대표적인 시아파 이슬람 성지 4곳의 문을 닫고 성지순례를 당분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란에서 주류를 이루는 시아파에서 이맘은 가장 숭모하는 최고 종교지도자를 부르는 명칭이다.

이란 당국은 지금까지 성지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이란력으로 새해 연휴(춘분)에 성지 순례객이 몰려들 것을 우려해 입장을 전면 금지했다.

이란 경찰은 성지 입구 주변을 간이벽으로 차단해 방문객의 접근을 막았다.

그러나 보수적 성향의 신도들은 이를 두고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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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코로나19 확산 막기 위해 성지 출입금지령
이란, 코로나19 확산 막기 위해 성지 출입금지령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란 당국이 16일(현지시간) 종교도시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영묘, 곰의 파티마 마수메 영묘, 잠카란 모스크,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영묘 등 이란의 대표적인 시아파 이슬람 성지 4곳의 문을 닫고 성지순례를 당분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차단벽이 세워진 이맘 레자 영묘. 2020.3.17
EPA 연합뉴스
성지 방문이 불허되자 16일 밤 마슈하드 이맘 레자 영묘 앞에 시민 수십명이 모여 입구로 가는 길에 설치된 간이벽을 부수고 영묘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 시위대가 종교성이 강한 보수 성향의 시민이라고 보도했다.

이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보면 이들은 “헤이다르”(시아파의 첫 이맘인 알리를 뜻함)라고 외치면서 간이벽을 무너뜨리고 부수려 했다.

또 “우리를 이맘과 갈라놓지 마라”, “문을 열어라, 나쁜 놈들아”라는 고성도 나왔다.

이란 당국은 마슈하드의 종교계 대표와 17일 만나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평소 이 성지는 휴일이나 야간에 상관없이 항상 문을 열어 성지순례객이 방문할 수 있었다.

마슈하드와 곰은 중동의 시아파 무슬림이 순례하고 싶어 하는 종교도시지만 이란에서 코로나19 발병이 가장 심각한 곳이다.

중동의 다른 나라 코로나19 확진자 중에서도 이란의 이들 도시를 방문한 이들이 대거 확인되기도 했다.

성지순례객은 성지의 성물에 입을 맞추거나 손으로 쓰다듬는 행위를 하고 과밀하게 모여 기도를 하는 탓에 코로나19가 전파됐다는 추정도 나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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