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정상화까지는 ‘산 너머 산’

한기총 정상화까지는 ‘산 너머 산’

입력 2011-07-08 00:00
업데이트 2011-07-08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길자연 목사가 7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인준을 받음으로써 금권선거 논란으로 촉발된 ‘한기총 사태’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대표회장 직무정지라는 초유의 사태로 도덕성과 위상에 크나큰 타격을 입은 한기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특별총회에서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개혁안’을 채택했지만 근본적인 변화와 인적 쇄신 없이는 ‘돈 선거’ 논란으로 크게 상처입은 도덕성과 권위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개신교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금권선거 논란의 핵심 인물인 길 목사가 한기총 수장인 대표회장을 다시 맡게 되면서 한기총 해체 운동의 확산은 물론 특별총회 결과에 실망한 회원 교단들이 한기총에 등을 돌릴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특별총회에 참석한 일부 대의원들은 길 목사의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 목사는 “아무리 (소송 취하를 권고하는) 권고안이 통과된다 해도 사람들이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정에 소송이 제기될 것이고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길 목사가) 인준을 하기 전에 용퇴 선언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길 목사의 용퇴를 촉구했다.

또 다른 목사는 “걱정하고 염려되는 것은 총회가 끝난 다음 한국 교회와 우리 교단 안에서 벌어질 일”이라면서 오는 9월 교단 총회에 ‘한기총 탈퇴 헌의안’이 상정될 마당에 “한기총이 변화하고 있고 몸부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의 경북노회를 시작으로 예장 고신 교단의 수도남노회, 남서울노회, 예장 합신 교단의 경기북노회, 충청노회 등이 ‘한기총 탈퇴 헌의’를 잇따라 결의했다. 각 교단은 지역 노회가 올린 한기총 탈퇴 헌의안을 오는 9월 열리는 교단 총회에서 공식 논의할 예정이다.

구호단체 월드비전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일찌감치 한기총을 탈퇴했다.

한기총 해체 운동 역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총 해체 운동을 주도하는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는 지난 1일부터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정문 앞에서 한기총 해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여왔으며, ‘한기총 해체 촉구 100인 선언문’ 발표 등 한기총 해체 운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의 남오성 목사는 “개혁안에 금권선거에 대한 단호한 처벌안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금권선거가 있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며 금권선거 당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나 처벌 없이 길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준한 것은 한기총 해체의 필요성을 오히려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특별총회를 계기로 한기총 내분 사태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특별총회에서는 총회 진행 순서와 관련, 대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으며, 대표회장 직무대행인 김용호 변호사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고성과 야유로 총회 진행이 어렵자 “야유하고 소리지르면 (총회장을) 나가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길 목사를 상대로 법원에 대표회장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당선 무효 소송을 냈던 ‘한기총 개혁을 위한 범대책위원회’도 특별총회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한기총 개혁을 위한 범대책위원회’의 신광수 목사는 “인준 결과를 흔쾌히 수락할 수 없으며 차후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