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부터 BTS까지…LP·카세트 ‘화려한 부활’

레이디 가가부터 BTS까지…LP·카세트 ‘화려한 부활’

김지예 기자
김지예 기자
입력 2020-09-06 16:16
업데이트 2020-09-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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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도 첫 카세트 발매…장르 구분없이 인기
뉴트로 열풍을 타고 카세트테이프와 LP(바이닐)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처음으로 카세트테이프로 나왔고, 그룹 싹쓰리도 테이프로 옛 감성을 자극했다. BTS US 뮤직스토어·MBC 제공
뉴트로 열풍을 타고 카세트테이프와 LP(바이닐)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처음으로 카세트테이프로 나왔고, 그룹 싹쓰리도 테이프로 옛 감성을 자극했다. BTS US 뮤직스토어·MBC 제공
뉴트로 열풍을 타고 음반 시장에도 아날로그 매체가 돌아왔다. 디지털 음원과 스트리밍에 밀렸던 LP(바이닐)는 물론 최근에는 카세트테이프까지 인기가 뜨겁다. 1980~90년대 가요, 인디 밴드를 비롯해 트로트, 케이팝까지 장르와 영역을 뛰어넘는 유행이다.

최근 화려한 부활을 알린 매체는 카세트테이프다. 지난 1일 한국 첫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카세트테이프로도 발매됐다. 방탄소년단의 곡으로는 처음이다. 앞서 지난 8월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그룹 ‘싹쓰리’, 7일에는 가수 장우혁이 카세트테이프를 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카세트테이프에 앞서 복고 열풍을 먼저 이끈 건 LP다. 베테랑 가수들은 물론 10~20대 팬층을 보유한 뮤지션들도 활발하게 발매 중이다. 지난 5월 백예린의 정규 1집 한정반 1만 5000장은 나오자마자 매진됐고, 지난 6월 신곡을 낸 가수 장윤정, 양준일의 정규 1·2집, 신승훈의 데뷔 30주년 스페셜 앨범도 한정반이 나왔다. 방탄소년단도 지난 2월 정규 4집에서 첫 LP를 냈다. 최근 싱글을 낸 22년차 밴드 허클베리핀은 그동안 나온 앨범을 순차적으로 LP로 만든다. 소속사 칠리뮤직코리아 측은 “2년 전 6집 LP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좋아 1집부터 재발매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아 리파 등 해외도 열풍…LP·카세트 급성장
최근에는 다양한 색상의 LP가 나와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유니버설뮤직이 지난 8월 발매한 19종의 컬러 LP에는 록그룹 퀸, 딥 퍼플 등 명반이 포함됐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최근에는 다양한 색상의 LP가 나와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유니버설뮤직이 지난 8월 발매한 19종의 컬러 LP에는 록그룹 퀸, 딥 퍼플 등 명반이 포함됐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이러한 유행은 세계적인 추세다. 두아 리파, 5 세컨즈 오브 서머(5 Seconds of Summer), 레이디 가가, 빌리 아일리시 등 대부분의 팝스타들이 카세트테이프와 LP를 함께 선보였다. 영국 오피셜차트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카세트테이프 판매는 6만 5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3% 증가했다. 2020년에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10만개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셜차트는 “젊은 음악 팬들이 한정판 테이프로 컬렉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LP도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의 ‘글로벌 뮤직 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에도 LP의 수익은 5% 증가해 현재 전체 피지컬 앨범 수익의 16%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생산량은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업계는 2~3배 증가했다고 전한다.

LP제작사 마장뮤직앤픽처스 측은 “2017년 대비 3배 이상 제작이 늘었다”며 “국악, 인디, 아이돌 등 장르도 다양해 생산량이 계속 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수입에 의존하던 원재료 PVC 공급업체를 국내에서 찾아 안정적 수급도 가능해졌다는 게 마장뮤직의 설명이다. 비교적 소규모인 카세트 제조 업체도 10여개가 성업 중이다.

“작품이자 MD 상품으로 소장” 20대가 주 소비층
서울 마포구 도프레코드 매장에 LP와 카세트테이프가 가득하다. 이곳의 주요 고객층은 20대다. 김지예 기자
서울 마포구 도프레코드 매장에 LP와 카세트테이프가 가득하다. 이곳의 주요 고객층은 20대다. 김지예 기자
큰 부피와 번거로움에도 수요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장에 대한 욕구다. 커버 디자인부터 속지까지 하나의 작품이자 MD 상품으로 소비한다는 것이다.

총 5만장의 LP와 카세트테이프를 보유하고 매장도 운영 중인 도프레코드의 김윤중 대표는 “음악을 듣는 건 스트리밍으로 가능하지만 LP와 카세트는 음악을 소장한다는 데 큰 매력이 있다”면서 “초등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앨범을 사고, 한정반을 구하려 줄을 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LP를 수집하는 20대 금윤아씨는 “표지가 크고 예뻐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스트리밍이 음악이 흘러 지나가는 느낌이라면, 아날로그는 어떤 음악인지 알고 들으니 음악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1990년대 잠깐 등장했던 미니디스크(MD)까지 레트로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김 대표는 “디지털 속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주요 소비층도 10~20대여서 꾸준히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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