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규탄결의문마저 반대… 정청래 “국민의힘 참 나쁘다”

대북규탄결의문마저 반대… 정청래 “국민의힘 참 나쁘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09-29 09:31
업데이트 2020-09-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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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채택하자”더니 불발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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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과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격려를 하고 있다. 2020. 9. 27 정연호 기자tpgod@seoul.co.kr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과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격려를 하고 있다. 2020. 9. 27 정연호 기자tpgod@seoul.co.kr
여야가 28일 본회의를 열고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대북규탄결의안을 공동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 사흘 만이다.

민주당은 협상 불발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렸다. 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거부로 대북 규탄결의안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공무원 피살 사건의 내막을 국회가 밝혀야 한다며 지난 25일 국회 의안과에 긴급 현안질문 요구서를 제출했다. 정부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본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였다.

민주당은 ‘현안질문 요구는 정치공세’라며 일관되게 반대했다. 국회 국방위와 외교통일위원회, 해경을 관장하는 농해수위 등 상임위에서 이미 사안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데, 굳이 본회의를 열어 현안질문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결의안 채택이 우선이라며 긴급현안질문은 나중으로 미룰 수 있다고 밝히면서 재개된 협상은 두 시간 만에 또 다시 결렬됐다.
우리 군의 실종 공무원 수색에 대해 북한이 27일 ‘영해 침범’이라고 주장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인천 연평도 앞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해상 정찰을 하고 있다. 뒤로는 NLL 너머로 북한 황해남도 등산곶이 희미하게 보인다. 2020.9.27  연합뉴스
우리 군의 실종 공무원 수색에 대해 북한이 27일 ‘영해 침범’이라고 주장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인천 연평도 앞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해상 정찰을 하고 있다. 뒤로는 NLL 너머로 북한 황해남도 등산곶이 희미하게 보인다. 2020.9.27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국민의힘은 ‘대북규탄결의문’마저 반대하는가?”라며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는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조차 여야가 한 목소리로 규탄하자는 제안조차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못하겠다고 버팅기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인가? 참 이해 안 된다”라는 글을 적었다.

정 의원은 “대북규탄결의문이 채택되면 청와대 앞 1인 시위의 동력이 떨어지고 추석 밥상에 손해를 볼 것이라고 계산을 했다면 당신들이야말로 소중한 생명을 놓고 정략적으로 주판알을 튕기는 참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행위에 분노하고 규탄하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도리조차 못하게 하는 국민의힘, 이러니 국민의 짐 소리를 듣는거다”라며 “국민의힘,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숨진 공무원의 시신을 북한이 ‘불태웠다’라는 등의 북한의 구체적인 만행에 관한 그 어떤 지적도 찾아볼 수 없다”라고 대북규탄결의문 문구를 문제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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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2020. 9. 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2020. 9. 22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죽음을 외면하는 집권여당이 요란한 요식 행위 뒤 추석 준비에 들어갔다”라며 “국민의힘은 대정부 긴급현안질의를 먼저 하자고 누차 강조해왔으나 민주당은 결국 알맹이 빠진 대북규탄결의안을 핑계로 본회의를 무산시켰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제안한 대북규탄결의안에 대해서는 “제목부터 틀렸다”라며 “대한민국 공무원이 공무 수행 중 북한의 무력 도발로 처참하게 살해돼 불태워졌으나 민주당의 규탄결의안 제안서의 제목에는 ‘공무원’이나 ‘북한무력도발’을 지적하는 어떠한 단어도 들어있지 않았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제시한 안에 북한에 책임을 묻는 내용이 상당수 삭제됐다면서 “알맹이 빠진 결의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6일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긴급 현안질문을 하고 대북규탄결의를 하자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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