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의 배신...카다피 종말 가까워져

2인자의 배신...카다피 종말 가까워져

입력 2011-02-24 00:00
업데이트 2011-02-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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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비아 정권의 2인자로 꼽히는 핵심인사가 전격적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의 결별을 선언,카다피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자신이 따르던 주군에 대해 등을 돌린 것이지만 이를 배신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국제사회는 카다피의 민간인 학살에 반기를 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알아비디 내무장관의 결정을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알아비디 내무장관은 23일 카다피의 연설 직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요구의 진정성에 대해 전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며 軍도 국민의 적법한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벵가지에서 비무장 상태인 시위대 300여명이 진압과정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21일 사퇴를 결심했다”며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알아비디는 1969년 카다피가 주도한 군사쿠데타에 참여한 혁명 동지로서 정예부대인 선더볼트 특공여단의 사령관직도 맡고 있다.

 리비아 국영매체는 그가 자진해서 사퇴한 게 아니라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보도하며 사퇴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사임은 군부 세력 일부와 주요 부족들이 등을 돌리고 외교관들이 반기를 든 가운데 터져 나온 것이어서 카다피의 정권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를 둘러보면 국가가 위기에 처했거나 권력승계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2인자의 행보가 권력의 향배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가까운 예로 재스민 혁명의 도도한 물결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퇴진하는 과정에서 2인자로 꼽히는 술레이만 부통령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출신이자 정보국장을 지낸 술레이만 부통령은 반정부 시위에 굴복해 퇴진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그는 집권이래 30년간 부통령을 두지 않았던 무바라크에 의해 지난달 29일 부통령에 임명됐다.

 그는 임명 이후 시위대의 여론을 전달하면서 무바라크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혼란한 상황에서도 비교적 무난하게 정국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대혁명이 진행중이던 1970년대 중국에서도 최고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 밑에 있던 2인자와 후계자들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을 끌었다.

 마오쩌둥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인물은 린뱌오(林彪)였다.

 린뱌오는 1950년 한국 전쟁 초기에 중국 지원군 총사령관을 지냈으며,1958년 당 부주석,이듬해 국방부장이 됐다.

 마오쩌둥의 친밀한 전우이자 혁명동지인 그는 1969년 공산당 제9기 전국대표대회에서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선정됐으나 문혁이 정점에 달했던 1971년 마오쩌둥에 반기를 들고 쿠데타를 계획하다 발각돼 그해 9월 가족과 함께 구 소련으로 망명하다 비행기 사고로 숨졌다.

 린뱌오 사건 이후 중국의 권력투쟁은 격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영원한 총리’로 불리는 저우언라이(周恩來)는 린뱌오 사건 이후 혁명동지였던 당.정.군 간부를 해방시키는 등 물밑에서 정국 안정을 위해 힘썼지만 그 자신은 결코 1인자 자리를 넘보지 않았다.

 마오쩌둥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던 그는 외교부장과 총리 등을 역임,현대 중국의 발전을 위한 기틀을 닦았으며 지금도 중국인 전체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김일성 일가의 독재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북한에서는 2인자의 배신이나 쿠데타 같은 급진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최고권력자와 2인자와의 관계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해 왔다.

 김일성은 라이벌이자 조력자로 꼽혔던 박헌영과 함께 노동당을 이끌었지만 한국전쟁 시기에 박헌영 등 잠재적 경쟁자를 차례로 숙청해나가면서 단일 지도체제를 확립했다.

 현재 최고 권력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정일 체제를 확립하는데 이어 김정은 체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매제인 장성택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지난해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라 2인자의 자리를 확보했으며 김정은의 고모부로서 김정은 체제 확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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