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의 전설’ 새로 그린 홍대생들

’F1의 전설’ 새로 그린 홍대생들

입력 2011-07-22 00:00
업데이트 2011-07-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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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월드디자인 1위…”환경규제 시대의 슈퍼카 고민 주효”

”21살 때 우연히 잡지에서 페라리 콘테스트 수상자 인터뷰를 봤는데 그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어요. ‘과연 어떤 친구들이 이런 차를 디자인할까’ 싶어 너무 부러웠죠.”

자동차를 좋아해 하루에도 몇 대씩 차를 그리는 데 몰두하던 안드레(25)씨는 몇년 후 자신이 부러워하던 바로 그 자리에 섰다.

세계적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개최한 ‘페라리 월드디자인 콘테스트 2011’에서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운송기기디자인 전공 후배 김청주(23), 이상석(22)씨와 만든 팀으로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팀원들은 22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참여만 해서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수상하겠다는 각오로 대회에 임했다”고 당차게 밝혔다.

미래 페라리를 디자인하는 이번 공모전에서 이들은 세계적 명문 디자인스쿨에서 온 200여개 팀을 제쳤다.

1등상 뿐 아니라 행사 기술파트너인 ‘오토데스크’ 사가 별도 시상하는 ‘오토데스크 디자인 어워드 2011’에서도 상을 타는 성과를 냈다. 대회 1, 2등에게는 상금과 함께 페라리에서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들이 출품한 차 ‘이테르니타’(eternita)에 대해 “지금은 페라리의 명성이 높지만 엄청난 연료를 소모하는 슈퍼카 메이커가 환경 규제가 심한 21세기에 어떤 존재로 여겨질 것인가를 가장 깊이 고민했다”고 안씨는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어로 ‘영원’이라는 뜻의 이름이 붙은 출품작의 강점에 대해 “페라리 브랜드 자체의 미래상을 제시하는데 신경을 썼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안씨는 “’홍익대가 이번에 페라리 콘테스트에 초청받았는데 해볼 생각 없느냐’는 담당 교수님의 전화에 예전 기억이 떠오르면서 미칠 듯이 심장이 뛰었다”며 “무조건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2학년인 김청주, 이상석씨에게도 이번 대회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설계와 모형 제작, 디자인 설명 영상 제작과 프레젠테이션, 현지 발표까지 이어지는 5개월간의 준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이들은 “서구 참가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의 우리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페라리의 디자인을 얼마나 이해하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을지가 큰 고민이었다”고 전했다.

”2, 3위를 한 유럽 학교들은 유럽에서 굉장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고 특히 영국 왕립예술대(RCA)는 스타 디자이너의 산실이예요.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정말 희귀한 클래식카부터 최신 슈퍼카까지 정말 다양한 차들을 보고 경험하죠.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브랜드 자체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한국 자동차 디자인과 모교에 공헌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이들은 “저희가 수상은 했지만 더 훌륭히 국내외에서 활약하시는 선배님들이 많이 있다. 그 흐름에 힘입어 결실을 보았다고 생각한다”며 공을 돌렸다.

올해 9월 중순부터 페라리에서 인턴 일을 시작한다는 안씨는 “또다시 현지 학생들 또는 유럽 학생들과 경쟁하게 될 텐데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석씨는 “F1에 관심이 많은데 F1의 전설 페라리를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대회가 저에게는 큰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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