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279명·지역발생 267명…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도 ‘2차 대유행’ 우려(종합2보)

신규확진 279명·지역발생 267명…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도 ‘2차 대유행’ 우려(종합2보)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20-08-16 13:36
업데이트 2020-08-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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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신규확진자 무려 548명

14·15일에 이어 16일도 세 자릿수 증가
감염 경로 모르는 ‘깜깜이 환자’ 14%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가운데 연휴를 맞아 국내 여행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16일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이 북적이고 있다.  2020.8.16 연합뉴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가운데 연휴를 맞아 국내 여행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16일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터미널이 북적이고 있다. 2020.8.16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간 무려 548명으로 늘어나면서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지역 교회 등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전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광복절 집회까지 열려 자칫 이번 광복절 사흘 연휴(15~17일)가 코로나19 유행의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79명이다. 14일(103명), 15일(166명)에 이어 또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사흘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만 548명이다.

신규 확진자 200명대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정점(2월 29일 909명)을 찍은 직후 여전히 확산세가 거세던 3월 초 수준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279명 가운데 해외유입 12명을 제외한 267명이 지역발생이라는 점이다. 이중 서울에서 141명, 경기에서 96명이 나와 두 지역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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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 코로나 19 확산이 계속되는 16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할 성북구보건소 코로나 19 선별진료소 모습. 이날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규 확진자만 10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2020.8.16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 코로나 19 확산이 계속되는 16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할 성북구보건소 코로나 19 선별진료소 모습. 이날 서울시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신규 확진자만 10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2020.8.16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수도권 중심의 2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날부터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서울과 경기지역 주민들의 2주간 타 시·도 이동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런 상황의 심각성 때문이다.

특히 서울·경기 지역의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지난 12일부터 일별로 32명, 41명, 69명, 139명, 237명을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감염 시설이나 장소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는 교회를 포함해 대형 상가, 식당, 사무실, 학교, 마을행사 등 곳곳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 5∼6월 이태원 클럽이나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했을 당시엔 감염 시설이나 활동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 접촉자 추적 등 역학조사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권 코로나19 전파력도 계속 높아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1.5 내외, 비수도권은 1 미만인 것으로 각각 추산된다. 재생산지수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재생산지수 1.5는 환자 1명이 1.5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 지수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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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 어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근심 어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집단감염 대응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최근 4일간 (코로나19) 수도권 확진자가 150명을 넘었다”며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2020.8.14 뉴스1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서울·경기에서 하루 만에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수도권은 자칫 대규모 집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환자 1명을 조사해 보면 이미 10명, 20명에게 이미 노출돼 감염까지 된 사례가 많았다”며 “지금의 유행 확산세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고 거리두기 참여 강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큰 위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방대본은 무증상 혹은 경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는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감염경로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는 최근 14%까지 치솟았다.

여름 방학과 휴가, 광복절 연휴가 맞물린 현 상황에서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앞서 재유행을 겪은 국가들처럼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서울·경기지역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를 언급하면서 “지금, 이 순간 수도권의 누구라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리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연휴 3일은 향후 국내 코로나19 발생의 운명을 가를 시금석”이라며 “마스크를 벗는 행동을 줄이고 외출·모임을 자제하는 한편,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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