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채 눈싸움, 선수 몸에 소독제… 이것도 복싱이다

마스크 쓴 채 눈싸움, 선수 몸에 소독제… 이것도 복싱이다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20-04-27 23:34
업데이트 2020-04-28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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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복싱대회 진풍경

주심·라운드걸·관중 모두 마스크 착용
선수들은 링 오른 후 마스크 벗고 경기
관중석은 두 자리씩 띄워 10%만 채워
주최 측 “복서들도 가족 먹여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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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메리카 니카라과의 복싱 선수들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마나과에서 열린 지난 24일 계체량에서 마스크를 쓴 채 서로를 노려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앙아메리카 니카라과의 복싱 선수들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마나과에서 열린 지난 24일 계체량에서 마스크를 쓴 채 서로를 노려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복싱에서 계체량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선수들이 체급에 맞는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이지만 두 선수가 서로 눈싸움을 벌이며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때 몸에 걸치는 건 달랑 팬츠밖에 없는데 지난 주말 니카라과에서 열린 계체량에서는 복서들이 마스크를 쓴 채 서로를 노려보는 진기한 모습이 연출됐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는 생전에 이런 장면을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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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밤 경기에서는 라운드걸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링에 올랐다. 로이터 연합뉴스
25일 밤 경기에서는 라운드걸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링에 올랐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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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밤 알렉시스 아르게요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권투 경기를 니카라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듬성듬성 떨어져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5일 밤 알렉시스 아르게요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권투 경기를 니카라과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지켜보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듬성듬성 떨어져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BBC는 25일 밤(현지 시간)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의 알렉시스 아르게요 스포츠센터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수부터 세컨드, 주심, 부심, 링 아나운서, 라운드걸, 기자, 의료진, 관중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가운데 복싱 대회가 열렸다고 27일 보도했다. 선수들은 전날 계체량에서 마스크를 쓴 채 이마와 코가 거의 닿을락 말락 서로를 노려본 데 이어 이날 탈의실에서 글러브에 테이프를 감으며 몸을 풀고, 또 링으로 이동할 때까지는 줄곧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링에 오르며 마스크를 벗었다. 또 공이 울리기에 앞서 선수들의 온몸에는 소독제가 뿌려졌다. 링에 함께 올라간 주심은 마스크를 낀 채 이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가 끝난 뒤에 선수들은 다시 마스크를 쓴 채 인터뷰를 했다.

관중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발열 체크와 손과 신발을 소독한 뒤 체육관에 입장할 수 있었다. 평소에는 링 사이드에 매우 가까웠던 관중석도 이날은 4~5m 정도 거리를 두고 설치됐다. 또 관중들은 두 자리씩 자리를 띄우고 앉아 8000석 규모의 체육관은 10% 정도만 채워졌다.

원래는 이날 모두 8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일부 선수는 출전을 포기했다. 메인 이벤트에서 로빈 자모라는 라이트급 라이벌전에서 라미로 블랑코를 물리쳤다. 경기는 무료로 열렸다. 주최 측은 “스포츠는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고 했다. 세계 챔피언 출신 프로모터 로젠도 알바레스는 “복서들도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면서 “집에만 갇혀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니카라과 정부는 코로나19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하게 실시하거나 스포츠 이벤트 등을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때문에 축구 리그도 중단되지 않고 계속 열려 시즌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야구 경기도 열리고 있다. 인구 662만명의 니카라과에서는 27일 오전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가 11명,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20-04-2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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